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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 출연연의 이면(3)] 공공부문 정상화 방안 무엇인가 
작성자 : guest  |  작성일 : 2014-02-27 09:28:13  |  조회수 : 3435

[신의 직장, 출연연의 이면(3)] 공공부문 정상화 방안 무엇인가
‘체면치레용’ 복지마저 없애는 정부의 노림수는?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로 출발한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이 기획재정부를 출발해 미래창조과학부에 도착하자, 출연(연)은 ‘방만 경영’, ‘비리’, ‘비정상’, ‘불합리’, ‘고용세습’, ‘과도한’, ‘과다한’, ‘느슨한’ 등의 수식어를 반복해서 표현해야 하는, 말 그대로 비윤리적인 현장으로 낙인찍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노동자들이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 대해 ‘책임전가용’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공공기관 부채비율이 천정부지로 오른 원인이 정부정책의 실패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데, 정부가 ‘방만 경영’을 명분 삼아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린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으로 타깃이 된 출연연 현장은 1998년 IMF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구조조정으로 임금 및 복지가 대거 축소됐다. 노동자들은 개별 기관마다 천차만별로 유지되는 복지혜택에 대해 ‘체면치레용’이라고 말했다.

특히 복지비 축소만으로는 공공기관의 경비절감에 도움이 되지 않아 정부의 정상화 방안이 ‘대국민 선전용’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노사 단체협약으로 맺은 노동자 복지까지 정부가 건드리자 ‘노조 무력화 방안’이라는 제기가 잇따른다. 연구현장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미래부 1월 19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발표
‘8대 방만 경영 사례’ 근절, ‘공무원 수준’ 조정
노사 단체협약 내용 ‘경영·인사권 침해’로 규정

박근혜 정부가 작년 말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는 1월 19일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정상화 대책 적용기관은 미래부 산하 9개 준정부기관, 30개 기타공공기관, 10개 부설기관 등 모두 49개 기관이다.

미래부는 ‘8대 방만 경영 사례’ 근절로 ‘과도한 복리후생’에 대해 정부가 직접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무원 수준’으로 조정하라고 주문했다. 교육비와 의료비, 경조금, 특별휴가, 퇴직금, 복무행태, 유가족 특별채용, 경영·인사권 침해, 안식년, 통신비 지원, 국내외 여비 등 11개 사례에 대해 현재 공무원 적용 기준을 반영했다. 항목별로는 복리후생비(29개), 경영·인사(5개) 등 모두 58개다.

예를 들어 교육비 지원은 ‘대부분 기관이 국공립학교 기준 중고교 학비지원을 하고 있으나 일부가 중고교 학비 정액지원,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지원 등을 한다’며 ‘중고교자녀는 해당 지역의 국공립학교 등록금, 대학생 자녀는 사내복지기금을 활용한 무이자 지원을 상한으로’ 했다.

건강검진비 지원은 앞으로 노동자 본인만 가능하고 가족 지원은 금지된다. 경조사비의 예산을 통한 지원도 금지되며, 특별휴가의 경우 기관 자체기준이 아닌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고용세습’이라 칭한 유가족 및 전직 직원자녀 특별채용은 어떠한 이유로도 금지된다.

49개 공공기관 중 17개 기관에서 노조 간부 인사·징계시 노조의 사전 동의를 얻도록 한 것과 1개 기관에서 쟁의기간 중 임금을 전액 지급토록 한 것은 ‘경영·인사권 침해’로 문제 삼았다.

미래부는 ‘조합간부 인사·징계 사전동의 규정은 심각한 인사권 침해사례로 시정 조치’해야 하고 ‘전임노조원 및 쟁의에 참가한 직원에 대한 임금지급을 금지하고 기관 운영비에서 노조행사비 지급 관행도 개선’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냈다. 공공기관 노사간 이면합의에 대해 정부 차원의 일제점검도 실시된다.

채용기준과 절차의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 청탁과 외압으로부터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 등의 공공기관 인사채용 제도 개선도 내놓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미래부는 각 기관별로 매 분기별로 이행실적을 정기 점검하고, 이를 경영성과와 예산에 반영한다. 올해부터 산하 공공기관장과 ‘경영성과 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R&D 예산편성에 방만 경영 관리실적을 반영한다.

“출연연 전체를 방만 경영 온상지로 악선전”
49개 기관 중 고교생 자녀 ‘교육비 과다지원’ 2곳에 불과
낙하산 인사 개선 방안? 올해 들어 44% 낙하산으로 꼽혀

미래부의 대책에 대해 노조는 일제히 반발했다. 이성우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위원장은 “정부의 정상화 대책은 아무 내용이 없다. 한 기관의 사례를 전체 기관의 문제로 호도하고 있다”면서 “방만 경영 용어 자체도 문제인데, 당장 연구원들은 있는 휴가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화 대책이 ‘침소봉대의 결정판’ 이라는 것이다.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조(과기연전)도 25일 발표한 ‘출연연의 비정상화 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조합 간부 인사·징계시 조합의 사전 동의 단체협약 내용이 어떻게 방만 경영으로 연결되는가”라고 비판하면서 “8대 방만 경영 사례에 해당되는 기관은 극소수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출연연 전체를 방만 경영의 온상지인 것처럼 악선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고용세습’이라는 “단체협약을 통해 직원사망시 피부양자 우선채용” 사례는 1곳에 불과한데다가 이마저 비정규직 채용이다. 2012년 6월 한 연구원에서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자 부인이 위촉 행정원으로 채용된 사례다.

미래부 산하 49개 기관 중 고교생 자녀 ‘교육비 과다지원’은 2곳에 불과했다. 본인 외 배우자와 부모의 건강검진 지원, 진찰료 감면, 연간 의료비 지원 등 ‘의료비 과다 지원’ 사례는 각각 1곳씩이다. ‘과다한 퇴직금’은 해당 사항이 없고, ‘과다한 특별휴가’도 통틀어 3곳에 불과했다.

또한 노사 단체협약으로 체결한 것마저 정부가 개입하자 연구소 한 관계자는 “노조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는 3자개입으로 엄연한 불법행위”라며 “노조 간부 징계시 사전 동의는 노조 간부의 부당 징계와 부당 전출을 막기 위해 만든 조항인데, 인사권 도전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자 이광오 공공연구노조 사무처장은 “정부는 방만 경영으로 복리후생을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한다면서 슬그머니 경영·인사권 문제를 끼워 놨다”며 “노조 사전 동의권 등은 모두 노사 단체협약을 백지화시키는 것으로 노조 무력화 의도”라고 주장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낙하산 인사’에 대해 정부가 개선 방안을 내놓았지만 신뢰도가 떨어진다.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 실태를 조사한 사회공공연구소 등에 따르면 295개 공공기관 중 올해 들어 임명된 공공기관장 77명 가운데 34명(44%)이 낙하산 인사로 꼽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 신규 임명된 공공기관장 180명 중에 78명(43.3%)이 낙하산 인사로 꼽힌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임익성 과기연전 위원장은 “미래부는 출연연 정상화를 위한 근원적인 대책은 만들지 않고 엉뚱한 내용을 들고 나와 ‘정상화’로 포장하고 있다”며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한, 현 정부의 능력으로는 제대로 된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공정책 실패 책임 노동자에게 전가”
98년 대거 인력감축, 대부분 복지 폐지
“공기업 민영화와 출연연 통폐합 가속도 낼 것”

출연연 노동자들은 ‘복지가 이미 축소될 대로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임헌성 공공연구노조 화학연구원지부장은 “IMF 이후 정년이 축소됐고, 퇴직금 누진제,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 등 모두 없앴다. 임금제도는 성과연봉제가 도입됐다”며 “노동자 임금 삭감, 복지 축소는 최근 이명박 정부 때까지 계속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경영평가로 임금, 복지 등 정부가 계속 타이트하게 관리해왔다. 일정 규모로 묶어두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방만 경영이 있을 수 없다”며 “만일 방만 경영이라면 사업의 확대, 투자 실패 등 통제되지 않는 영역에서 일어난 것이다”고 주장했다.

과기연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정부는 출연연 등 공공기관 운영에 대한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왔다. 과기연전은 현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이 1998년 IMF 경제위기 이후 과학기술부가 내놓은 ‘출연연 경영혁신’ 전략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출연연에 대해 고강도 개혁 정책을 주문했고, 기획예산위원회는 같은 해 5월 출연연 경영혁신 방안을 확정했다. 2천530명의 인력 감축을 목표로 계약제,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정년을 단축하는 한편 연월차 수당과 대학학자금 지원, 퇴직금 누진제 등 대부분의 복지제도를 폐지했다.

평가제도인 이진아웃제가 실시되면서 연구노동자들은 고용 위협에 시달렸다. 지침을 따르지 않는 기관에 대해서는 기획예산처가 예산배정을 유보하기도 했다.

그 결과 기획예산위는 인력감축 목표 2천530명 중 2천58명이 구조조정 됐고, 1,061억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1998년 10월 밝혔다. 또한 전체 출연연 57곳에서 성과급제가 도입됐고, 51곳에서 연봉제를 도입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기획예산위는 “출연연별로 자체계획을 수립하고 금년 말까지 구조조정을 완료”한다며 2천530명 중 2천161명(85.4%) 인력감축 완료, 242개 실·국·부 통폐합 계획 중 199개(82.2%)를 통폐합했다고 밝혔다.

과기연전은 “김대중 정부의 경영혁신은 IMF를 핑계로 공공부문에 고통분담을 강요한 반면 박근혜 정부의 정상화 방안은 MB 정부에서 두 배나 증가한 공공기관 부채의 책임, 낙하산 인사로 인한 공공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위기 때는 고통 분담이라는 명분이 있었고, 형식적으로나마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의견 수렴 과정이라도 거쳤다”며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언론을 통해 공공기관의 방만 운영을 선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공공부문 노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공공부문의 방만 경영에 제동을 걸 장치는 사라져 버릴 것이고, 공기업 민영화와 출연연 통폐합은 가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는 공공 부문 노동자들의 복지 축소로 한정되지 않고, 공공 정책의 후퇴로 결국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더 큰 고통이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 충청
정재은 기자(cmedia@cmed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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